[6]대학항등식2, 대학생활-귀동냥=무식

지도를 보지 않고 등산할 수는 없는 법인지라, 한편 학부 생활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나만의 즐거움은 유명인사들의 강연을 찾아다니며 듣는 것과 유명한 교수님의 수업듣기였다.

재수시절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온 키팅 선생님에 대한 강렬한 인상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는데, 교내와 타대학교, 그리고 외부기관을 가리지 않고 주로 건축, 철학, 문학

등등 여러분야의 강연을 통해 '큰' 얘기와 나아갈 방향의 정립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편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건축은 예술과 공학에 뿌리를 두며 예술은 인문학과 사회과학과

인간학에 그 始祖를 두며 공학은 과학에 그 탯줄을 두고, 이 모든 것이 학문 일반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에, 건축에만 시야를 둔 斜視의 공부는 나침반 없는 바다의 배에 불과하며

기껏해야 왼쪽 날개를 잃은 새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종합대학의 취지와 장점을

살려 타분야의 학문을 수강하거나 청강했다. 잊지 못할 가르침을 주신 많은 분들 중

국문학과의 김윤식 교수님과 경제학의 정운영 교수님의 동서고금을 자유로이 넘나들던

지적 세계와 인간적 성실함으로 보여주신 一針은 평생의 지팡이가 되고도 남는다.

잘못하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남의 밥그릇을 넘보는 행동으로 비쳐 타인의 쓴 웃음을

받을 수도 있겠으나, 대승적 관점에서 본다면 더 높이 나는 새가 더 멀리 본다는 면에서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즉, 왼쪽 손에 쥔 망원경을 통해 지금 처한 곳이

자리한 좌표를 확인하며, 오른손에 쥔 현미경을 통해 좌표 위의 점을 꿰뚫어 그 미시

세계까지 볼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으며, 또 그러고자함이 나의 공부와 삶에 임하는

소박한 자세이다.

[7] 대학항등식3,대학생활-값비싼 투자=저상정 IM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