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구조설계에서 철학은 가능한가?
혹 인문학 하시는 분께서 보시면, 어찌 망령되게 공학에 철학을 논하는가하고 덜 익은 청시를 씹은 표정을 지으시리라 여겨집니다만.....무어 그리거창한 얘기가 아니오라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와 칼 포퍼의 과학에 대한 생각에서 영감을 받아, 이것을 과학의 차녀격인 공학에 적용한 두 개의 논문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D.M.Brohn, Structural engineering:a change in philosophy, The Structural Engineer, Vol. 60A, No.4, April, 1982, pp.117-120
에서는 구조해석과 설계교육에 관한 새로운 사고방식, 즉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있읍니다.
W.P.S.Dias, Structural Failures and Design Philosophy, The Structural Engineer, Vol.72, No.2, 18.January, 1994, pp.25-29
에서는 "과학적 지식의 성장은 여러 이론들의 허구화의 결과로 말미암아 발생한다."는 칼 포퍼의 주장을 공학적 지식에 적용한 예라 하겠읍니다. 예전부터 무비판적으로 아무런 의심없이 각종 규준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세태가 없지 않은 듯한데, 규준에서 판정지어진 공학적 결정을 "어떻게" 수행하는가 보다는 그런 결정이 "왜" 내려졌는가를 窮究함으로써 구조해석과 설계의 가장 밑바탕에 깔린 가정들을 재검토하고 그 절차를 합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단락을 마치기 전에 T.Y.Lin이 Design of Prestressed Concrete Structures(3판)의 서문에 적은 글귀를 인용합니다.
To engineers who,rather than blindly following the codes of practice, seek to apply the laws of n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