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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 1998.11.17.화요일

우리시대 건축가 9명의 '못다한 이야기' 책으로


사람들은 그림이나 조각은 '작품'이라 부르며 추어올리지만, 건축물에는 그런 대접을 잘 해주지 않는다. 그만큼 건축가와 일반인의 대화가 드물었던 탓이다. 건축가이며 시인인 이윤하(건축사무소 노둣돌 대표)씨가 펴낸 건축비평서 <아홉 건축가 아홉 무늬>는 이 부족했던 대화를 나눠보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김기석, 김석철, 김준성, 류춘수, 유걸, 김영섭, 손학식, 조건영, 민현식. 이 9명의 건축가를 '김중업/김수근이라는 두 거장이 사라진 시대의 새로운 발언자'로 내세운다. 어떤 동기에서 건축을 시작했는지, 어떤 스승에게서 무엇을 배웠는지, 작품세계의 배경에는 무엇이 자리잡고 있는지 등 이들이 '작품'으로 미처 다 말하지 못한 것을 섬세한 언어로 대변하고 있다--CA 현대 건축사/1만 8천원

이주현 기자

[홈지기]남의 얘기와 남에 대한 얘기가 무성한 우리 건축계의 과거와 현실에서 아주 반가운 일이다. 어디 태어날 때부터 걸어다니는 애기를 본 넘 있으면 나와보라....걸어보려는 마음과 그럼으로써 허벌나게 까지는 무릎에 굴하지 않으려는 정신!! 이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한겨레 신문 1998.11.20.금요일 9면

대우/동아건설 일본 공공공사 첫수주


대우건설은 동아건설 및 일본 건설업체인 사이몬사와 공동으로 일본 우정성이 발주한 공사비 18억엔(약 200억원) 규모의 '동일본 물류센터'공사를 수주했다고 19일 밝혔다. 동일본 물류센터는 일본 이바리키현 미즈카이도 시내 8500평 부지에 지상 2층(연면적 4360평) 규모로 건립된다.우리나라 건설업체는 그동안 일본의 공공공사에 지분 또는 하청 형식으로 주로 참여했으나, 주간사로 공사를 수주한 것은 처음이라고 대우는 설명했다.

이재성 기자

[홈지기] 암에푸의 바람이 모든 이의 발그릇을 날려보내고 나의 취직자리까지도 위태롭게 하는 지금 이곳의 상황에서 국내 건설회사가 이런 수주를 따냈다는 것은 쾌거라 할 수 있다. 독도는 우리땅 대마도는 너희땅 식의 편협하고 값싼 애국주의를 넘어 이런 나와 남이 사는 애국주의가 뿌리내리길....

 

한겨레 신문 1998.11.20.금요일 20면

인천에 해상관광호텔 생긴다

국내 최초로 용유도 100m 앞바다에 지상 9층 규모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는 인천 용유도 앞바다에 프랑스와 미국 기술/자본이 공동 참여하는 국내 최초의 해상관광호텔(조감도)이 들어선다. 인천시는 19일 미국 투자회사 ANDLO사와 프랑스 건설회사 INGEROP사, 국내 건축설계회사 아키에스 도시건축연구소 등 3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천시 중구 용유동 산 33의 1 일대 공유수면에 해상관광호텔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유도에서 100m 가량 떨어진 바다 위에 지상 9층, 연면적 4만5천평, 객실수 950실 규모로 지어질 이 호텔에는 해양/해저공원,요트장,해양산책로 등이 조성되며 섬에서 호텔까지는 구름다리가 설치된다.호텔 건축비 4억 달러(미화)는 모두 ANDLO사가 출자하고 INGEROP사는 시공과 감리를, 아키에스 연구소는 설계를 각각 맡게 되며 내년 6월 공사가 시작돼 2001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최기선 인천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회의실에서 주한 프랑스대사관 경제 참사 경제관, INGEROP사 한국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아키에스 연구소쪽과 호텔 신축에 관한 공동협력 약정서를 체결했다.

김영환 기자

[홈지기]드디어 해양까지도 자본의 탐욕스런 식성과 마수가 미치는구나라는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흐른다....그러나 파괴적이지 않고 건설적인 개발과 건설이라면 환영할 만한 일인데....

 

한겨레 신문 1998.11.20.금요일 21면 

박노해 시인과의 대화마당


주제 : 자기의 변화와 사회의 변혁을 위한 깨달음

일시 : 1998년 11월 25일(수) 오후 7:30

장소 : 정토포교원(379-1650) 지하철 3호선 홍제역 4번 출구 바로위 인왕빌딩2층

주관 : (사) 한국불교환경교육원/청년정토회

주최 : 정토회  

참가비 : 무료

[홈지기]시간 있으신 분은 짬 내서 박노해 씨의 새벽에 길어올린 한 생각을 경청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얼마전에는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이전의 판과 다른 책인 "엽서"를 같이 합하고 60년대말의 20대 후반의 생각을 담은 글 등 새로이 발견된 글들과 편지들이 더해져 새로 출판되었습니다.간간이 먹물을 찍어 철필로 쓴 그림 편지가 그대로 실려 마음까지 전달되는 다시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사회의 가장 낯은 자리에 처한 수인의 생활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간접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겨집니다.

 

한겨레 신문 1998.11.24.화요일 16면

'우리의 모습'이 살아 숨쉬는 옛건축

건축사진가 류경수씨 '우리 옛 건축에 담긴 표정들' 궁궐/서원 등 5년간 답사 600여장의 사진과 글 모아


건축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표정이 있다. 건축물은 그것이 놓인 주변과 대화하며, 그 속에서 삶을 꾸리는 인간과 소통한다. 아니 직접 관계없는 건축물 앞을 오고가는 사람들과도 눈인사를 잊지 않는다. 젊은 건축사진가 류경수(36)씨는 5년간 전국 고건축을 답사해 모은 600여장의 사진과 글을 <우리 옛 건축에 담긴 표정들>(대원사)로 엮으면서 "특히 우리 옛 건축물의 이런 '표정'을 아는 것은 과거뿐 아니라 현재의 우리 삶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류씨는 궁궐/성곽/사찰/서원/살림집으로 분류되는 우리 옛 건축물은 자연과의 소통이 특히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초가집이나 기와집이 뒷산의 허리를 잘라먹어도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는 것은, 그만큼 그것들의 곡선이 우리 산의 굴곡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복궁/창경궁/창덕궁 등 궁궐이나 수원 화성, 남한산성 등 성곽, 부석사/불국사/송광사 등 사찰, 병산서원/도산서원 등 서원 등은 이런 조화 이외에 각각 용도에 맞는 건물 표정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한 건물마다 10-20 여장의 사진으로 건축물의 들머리에서 처마 밑 풍경까지 마치 건물을 직접 구경하듯 세세하게 표정들을 소개한다. <우리 옛 건축에 담긴 표정들>은 이를 통해 건축물들도 '우리의 표정'을 닮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보근 기자

[홈지기]과거란 찾는 자의 것이고 미래란 준비하는 자의 것이란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과거에 대한 되새김질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본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거가 우리에게 거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청력과 그 느림을 참을 수 있는 인내와 그 희미함을 분간할 수 있는 시력이 문제시 될 듯하다. 여기서 안경을 쓴 홈지기의 비애가 시작된다.....

한겨레 신문 1998.11.25.수요일 19면

살아 숨쉬는, 낮은 집이 좋다


우리나라 전통가옥 입지의 이상형은 배산임수의 남향구조이다. 이런 구조는 사람이 살기에 알맞을 뿐만 아니라 농사짓기에도 적합하다. 마을 뒤의 산은 바람을 막아주고 연료를 공급해 준다. 하천은 관개용수를 제공해 주고 마을의 습도와 온도를 조절해 주며 도로 구실을 했다. 남향은 겨울이면 햇볕이 집안 구석구석까지 들어오고 여름이면 창머리에 머물다간 사라진다.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기 때문에 남향집만큼 기후의 한랭에 맞게 집의 온기를 조절해줄 수 있는 구조는 없다.

우리 조상들은 집을 지을 때 그 마을의 가장 높은 나무 이상 올라가게 짖지 않았다. 그  마을에서 가장 높은 나무보다 높게 올라가면 땅의 지기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이다. 방과 마루를 놓을 때는 천장을 높게 만드어 공기의 순환이 잘 되도록 하였다. 가옥 구조에서 뺄 수 없는 것이 장독대다. 장독대는 고추장, 된장을 담은 독을 놓은 곳으로 지극한 정성이 모아진 곳이다. 우리 조상들은 간장, 고추장, 된장을 담글 때에도 정한수를 떠놓고 기도를 했다. 정월에 농악대들이 액막이굿을 할 때 집집마다 독뚜껑을 열어 놓았다. 건강을 위해 복을 비는 모습들이었다.

요즘 집들을 보면 담이 높고 대문이 두텁다. 아파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만 간다. 질ㅂ이 너무 높아지면 사람들의 정서가 불안해진다. 된장, 고추장도 잘 발효하지 않는다. 몸의 체액이 잘 순환하지 않아 병이 많아진다. 고층아파트에 사는 임신부의 유산율이 낮은 집에 사는 임신부보다 높고 불임률도 높다는 통계도 있다.

높은 아파트에 몇 겹씩 유리창을 만들어 달고 커튼을 쳐서 밀폐한다. 낮에도 햇볕을 차단한다. 자연히 집이 숨을 쉬지 못하게 되고, 집안 공기가 탁해진다. 탁한 공기를 호흡하는 사람의 몸도 탁해지고, 이것이 질병을 불러오는 한 원인이 된다. 가급적 아파트도 낮게 짓고 재료도 항토 등 숨쉬는 재료로 지어야 한다. 고층에 살고 있다면 저층으로 내려와 살아야 한다. 그것도 어려우면 하루에 몇 번씩 정해진 시간에 잊지 말고 환기라도 시켜 집을 숨쉬게 하자.

장두석/민족생활의학회 회장

[홈지기]이런 얘기는 지고지당한 말이다.누가 그 '당연함'에 반기를 들겠는가? 현실과 지금의 '본연'이 이를 가로막을 뿐이다. 그럼 본연이란 무엇이며, 당연이란 무엇인가? 박노해는 그의 명상집 <사람만이 희망이다>에서 자본주의를 본연으로 사회주의를 당연으로 보았는데, 간단한 단어의 대응으로 사태의 본질을 궤뚫은 격이다. 인간 욕망의 무제한적 추구를 부추기고 또 여기에 기승하는 자본주의란 바로 돈을 좀 근사하게 부른 용어인 듯 한데, 그 돈(자본주의)의 괴력은 제대로 아는 자가 있는가? 아마 다들 몸소 체험은 하되 그 저력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듯도 싶다. 예수님도 부처님도 못한 일을 다른 누가 대신했는데, 그것이 돈(자본)이다. 이를테면 예수께서 이렇게 해야 정의로운 사회가 오나니 내 말을 따르라고 할 때, 우리는 그 말씀이 옳은 줄은 알지만 삶이 고단하다든지 세상사가 뜻같지 않다는 따위의 핑계로 피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자본이 나서서 이렇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으니 이대로 하라고 외치면 모두가 따른다. 기독교 사회든, 불교 사회든, 이슬람 사회든, 히말라야 산간의 참선사회든 이 점에는 예외가 없다. 이렇게 하느님도 통일하지 못한 것을 자본은 단번에 통일했다. 예수의 말씀보다 집요하고 부처의 가르침보다 끈질긴 것, 그것이 자본이다. 이런 비극적 상황을 희극적 얘기로 마무리해 볼 수 있겠다.동인도 제도 사람들이 원숭이를 잡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 속에 기실 자본가들을 위한 교훈이 담겨 있지만 일상 삶 속의 우리도 예외는 아니므로 같은 교훈을 준다. 이야기에 따르면, 그들은 코코야자 열매를 따서 거기에 원숭이의 맨손이 겨우 통과할 만한 구멍을 판다. 그들은 그 속에 설탕 덩어리를 몇 개를 넣고 코코야자 열매를 나무에 매단다. 원숭이는 코코야자 열매에 손을 밀어 넣고, 설탕을 잡고는 주먹을 빼내려고 애쓴다. 그러나, 구멍이 작기 때문에 원숭이의 꽉 쥔 주먹은 나올 수 없고, 그래서 탐욕은 원숭이가 파멸하는 원인이 되는데, 그 이유는 원숭이가 목표물을 결코 단념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