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운동화 대신 작업화를 [8]건축에 대한 단상
삼발이 건축은 크게 보아 설계, 구조, 시공이 삼위일체로 이루어진 삼발이 위의 알코올램프와
같아 그 세 다리 중 하나라도 없으면 건축이란 램프는 빛을 발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설계 위주로 진행된 학부를 마치고서 대학원 2년 과정을 통해 세 분야 중에서도 가장 기피해
책꼿이에서 시선과 손길은 고사하고 먼지만 쌓이는 분야인 구조를 공부함으로써 어설픈
두 개의 다리를 우선 만들어보자는 소박한 생각으로 구조란 城에 입성[97년]했다.
막상 공부해보니 건축구조를 독사 대가리보듯 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었는데,
보석상자의 비밀암호 같은 수식과 기호들도 그 사용목적과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면
실타래 풀리듯이 이해되며, 수식이 살아서 여러 색깔을 띄면서 꿈틀거리며 나에게
말을 건넴을 알게 되었다. 현재 국내의 건축물들이 RC조가 대분분이며 철골조가 그 다음인지라
이 두 분야의 공부를 우선적으로 비중을 두었다. 물론 역학에 대한 공부가 여기에 선행되어야
함과 계속되어야 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초 경실련의 민족화해아카데미[97년]를
통해 평소 동경해 왔던 여러분야의 큰 어른들의 말씀과 학부 때부터 관심있게 보아온
도올 김용옥 선생의 벽암록강의[97-98년]를 들은 것은 단순무식형 인간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었다. 올해 여름 적지않은 돈을 내고 들은 3일 동안의 한국지진공학회가 준비한
'건축물의 내진설계' 강좌[98년 8월]는 더 많은 공부의 필요성과 자극을 느끼게 했다.